善德女王의 말씀
未當 서정주
짐(朕)의 무덤은 푸른 영(嶺) 위의 욕계 제2천(慾界 第二天).
피 예 있으니, 피 예 있으니, 어쩔 수 없이
구름 엉기고, 비 터 잡는데.... 그런 하늘 속.
피 예 있으니, 피 예 있으니.
너무들 인색치 말고
있는 사람은 병약자한테 시량(柴糧)도 더러 노느고
홀어미 홀아비들도 더러 찾아 위로코.
첨성대(瞻星臺) 위엔 첨성대 위엔 그중 실한 사내를 놔라.
살(肉體)의 일로써 살의 일로써 미친 사내에게는
살 닿는 것 중 그중 빛나는 황금 팔찌를 그 가슴 위에.
그래도 그 어지러운 불이 다 스러지지 않거던
다스리는 노래는 바다 넘어서 하늘 끝까지.
하지만 사랑이거든
그것이 참말로 사랑이거든
서라벌 천년의 지혜가 가꾼 국법(國法)보다 국법의 불보다도
늘 항상 더 타고 있거라.
짐의 무덤은 푸른 영 위에 욕계 제이천.
피 예 있으니,피 예 있으니,어쩔 수 없어
구름 엉기고,비 터 잡는 데.... 그런 하늘 속.
나는 못 떠난다.