우리 데이트는
서정주
햇볕 아늑하고
영원(永遠)도 잘 보이는 날
우리 데이트는 인젠 이렇게 해야지
내가 어는 절간에 가 불공(佛供)을 하면
그대는 그 어지 돌탑(塔)에 기대어
한 낮잠 잘 주무시고
그대 좋은 낮잠의 상(賞)으로
나는 내 금팔찌나 한 짝
그대 자는 가슴 위에 벗어서 얹어 놓구.
그리곤 그대 깨어나거든
시원한 바다나 하나
우리 둘 사이에 두어야지
우리 데이트는 인젠 이렇게 하지
햇볕 아늑하고
영원도 잘 보이는 날